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업황이 활기를 되찾은 호텔·리조트 업체들이 앞다퉈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텔이나 리조트 사업장이 대부분 수도권에서 한참 벗어난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방 근무자가 필요한데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본사 근무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이직이나 전직도 자유로워 지방 파견근무 제안을 하면 젊은층은 십중팔구 퇴사를 선택하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 근무시 처우 개선이나 승진 우대 등을 약속해도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게 현실이다.
실제로 A사 관계자는 "현지 채용을 하고 싶지만 원하는 인력이 현지에서 좀처럼 구해지지가 않는다"면서 "기혼자들에겐 제안 자체가 쉽지 않고, 젊은층에게 제안을 하자니 쉽게 그만두는 분위기라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전국에 10여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거느린 B사 역시 본사 근무자를 수시 채용 중이지만 지방 파견근무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지원자들이 많아 채용 과정을 잠시 중단했다. 채용 후 잦은 지방 출장에 퇴사자가 늘다보니 면접에서 이런 상황을 솔직히 얘기하고 있는데 이후 연락이 없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전국에 호텔이나 리조트를 운영하다보니 현지 지자체 관계자들과 여러 업무 소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온라인으로하는 업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직접 현지 미팅을 진행할 수밖에 없고 한달에 두세 차례 지방 파견이 필요한데 지방 출장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호텔 리조트는 수도권으로 다시 빠져나가는 젊은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 지역에 있는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근무하다 최근 서울로 옮겨온 C사 관계자는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선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3~5년 경력을 쌓은 다음 이직할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또 지역에 정착해서 살다보면 학군이나 병원 등 기본 인프라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이직을 결정하는 젊은층도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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